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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협동조합을 찾아서] 마주봄 협동조합
작성자 : 전미나(106.245.195.107)
등록일
: 2020-07-13
조회수 : 4174
직접 시장을 만드는 로컬건강플랫폼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의 발달과 함께 플랫폼이란 용어가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플랫폼이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윤상지 씨는 플랫폼이란 수요자와 공급자을 연결시켜 거래가 일어나게 하며 서로에게 도움을 줘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하나의 '시장'이라고 설명한다. 지역 내 생산과 소비가 활발해진다면, 보다 탄탄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지역 내 기업과 소비자가 만날 수 있는 '시장'은 중요하다. 마주봄 협동조합은 이러한 지역 내 시장 활성화를 위해 ‘로컬건강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소비자와 생산자를 이어주는 무대를 만들다
"사회적기업도 기업이고 수익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해선 매개체가 필요해요. 특히 사회적기업 중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습니다. 우리는 기업 서비스를 상품화하여 소비자가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소비 경험은 소비자와 지역 내 사회적 기업이 서로 알아갈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줍니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선 마을에서 돌봄이 필요한 분들이 집에서 자신에게 맞는 건강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합니다."
장중식 대표는 마주봄 협동조합을 플랫폼이라 소개했다. 마주봄 협동조합은 로컬건강플랫폼이다.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을 마주봄 협동조합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여기서 '건강'은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상태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그보단 넓은 범위에서 세계 보건 기구 헌장에서 명시하듯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 상태를 의미한다. 실제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보건/의료/운동' 뿐 아니라 '심리/정서', '교육' 심지어 '경제활동'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만날 수 있다. 마주봄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플랫폼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모두 대전 지역에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마주봄 협동조합을 통해 소비자는 주도적으로 본인 건강을 테스트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건강 상품을 제안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소비자 기호에 따라 간단하게 또는 정밀하게 건강을 테스트할 수 있다. 그리고 검사 결과를 통해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지역 내 사회적기업 어디서 필요 제품을 구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수많은 정보가 넘치는 디지털시대에 소비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을 찾기 위해 적잖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마주봄 협동조합은 소비자 개인의 그런 수고로움을 조금 덜 수 있도록 해준다.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마주봄 협동조합은 크게 세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도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건강 케어 시스템, 건강을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모임을 찾을 수 있는 건강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
플랫폼 사업의 가장 어려운 점은 임계점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플랫폼을 직역하면 정거장 정도가 된다. 버스가 많이 오고 손님이 많은 정거장이 되기까진 손님들이 선호하는 노선버스가 많아야 하고 선호하는 버스가 늘어나기 위해선 버스를 이용하는 손님이 많아야 한다. 이처럼 플랫폼 사업은 '충분한' 공급자와 '충분한' 소비자가 있어야 한다.
장중식 대표의 '역으로 돌아가다'라는 표현으로 현재 마주봄 협동조합이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닦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더 많은 기업의 좋은 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그리고 그런 기업의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통은 활발한 공급과 수요가 있을 때 플랫폼 사업을 하는 것과는 반대로 필요한 가치를 따라 플랫폼을 만들었고 이 시장이 움직일 수 있도록 직접 충분한 공급자와 수요자를 모은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마주봄 협동조합은 바쁘다. 아직 사회적기업, 그중에서도 대전에 어떤 기업이 있는지 모르는 소비자가 많다. 또 사회적기업이라면 낯설고 무겁게 느끼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장중식 대표는 소비자에게 사회적기업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기 전에 먼저 체험해보고 제품에 호감을 가지면서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 8월 29일에 건강상점 행사를 준비 중입니다. 이 행사를 통해 더욱 많은 분이 사회적기업을 직접 만나고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대전 시민이 이런 경험을 마주봄 협동조합 홈페이지에서 계속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죠."
실제로 이번에 기획하는 '건강상점'을 통해서 소비자가 사회적기업에 대한 무거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상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또한 일반 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에 대해 알아갈 기회를 만든다고 한다. 이러한 기획 의도에 따라 8월 29일에 열리는 '건강상점'은 기업을 홍보하는 기업설명회가 아닌 소비자가 다양한 사회적기업 상품을 경험할 수 있는 행사로 기획하고 있다.
중요한 가치를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마주봄 협동조합은 이 가치를 지키기 위해 지역 내 사회적기업이 보다 활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직접 시장을 만들고 있다. 자연스럽게 생기는 시장이 아닌 소비자와 생산자를 적극적으로 연결해줄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시장을 형성하기에 마주봄 협동조합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