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알림방

[대전 협동조합을 찾아서] 프레드릭 희망의 씨앗 협동조합

작성자 : 전미나(106.245.195.107)
등록일 : 2020-07-13
조회수 : 3434

책 읽는 기쁨을 널리 퍼뜨릴 수 있도록
 
 
오늘날, 책방은 책을 사고 파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 서로 관심사를 공유하는 지역 문화 공간 역할을 한다. 최근, 작은 책방 인기에 힘입어 많은 서점이 생기지만 그 속도만큼 또 많은 서점이 사라진다. 좋아하고 가치있는 것을 계속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협동조합이란 국제협동조합연맹에 따르면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하여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이다. '프레드릭 희망의 씨앗 협동조합'의 송희숙 대표를 만났다. 지역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며 발전하고 있는 그림책방이다.

 
서로에게 소중한 공간을 지키기 위해

프레드릭 희망의 씨앗 협동조합의 시작은 그림책방이다. 그림책만 선별하는 책방이 흔하지 않았던 2017년에 문을 열었다. 책을 좋아했고 그중 그림책을 좋아해 시작했지만 모든 책방의 고민이 그렇듯 책을 파는 것만으론 서점을 운영하기 어려웠다. 서점 운영 2년이 지나는 시점엔 사업을 포기할 생각도 했다. 그러나 책방을 소중히 생각하는 손님들이 많았고 그들의 응원에 힘입어 지속가능한 방법을 함께 고민했다. 그 결과 작년 2월, 한남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지원했다. 사회적기업 창업을 준비 중인 팀을 선발하여 사회적 목적 실현과 사업화까기 사회적기업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인 육성사업을 통해 책방은 작년 4월, 협동조합으로 거듭났고 작년 8월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었다.

"협동조합으로 전화하고 힘든 것도 많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아졌어요."

협동조합으로 책방을 운영하며 복잡한 일도 많아졌다. 개인사업자와 다르게 서류도 복잡하고 서로 협력하며 운영해야 하기에 이사회를 열어 조율할 것도 많다. 하지만 그만큼 성장의 기회 또한 무궁무진하다. 올해 2월에 책방을 옮긴 후 유성구 마을공동체 사업에 선정되어 책방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 받을 수 있었다. 손님들이 책방을 발견하고 들어오기 쉽게 큰 유리문을 정문에 달았다. 최근엔 유성 마을공동체 공유공간 조성사업에도 선정되어 업무협약도 맺게 되었다. 또 2020 문화가 있는 날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사업도 선정되어 더욱 다양한 소모임 운영을 기획할 수 있게 되었다. 행정 서류 작성이 어려워 고생할 때는 전문직 인력 고용 지원 사업을 알게 되어 행정 운영 부분에 어려움을 해소했다.

"협동조합은 그래도 여러 사람이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한 사람의 생각보단 여러 사람이 모이면 더 좋은 생각이 모이죠. 또 함께해주는 분들이 홍보도 함께 해주면서 더 넓은 관계가 연결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문화를 만들어 갑니다

책방이라고 해서 주변 사람들만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와 책을 읽고 책방 모임에 참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그림책을 이용한 하브루타 클래스이다.

"그림책이란 게 그래요.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거든요. 또 사람마다 다 같은 책을 보고서도 느끼는 것이 달라요. 하브루타 수업은 하나의 그림책을 가지고 서로 어떤 것을 느꼈는지 함께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이들만 보는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 그림책은 사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한다. 둘이 짝을 지어 그림책을 읽고 서로 질문을 만들기도 하고 느낀 점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하브루타 클래스는 이 책방의 독특한 클래스로 자리 잡았다. 책방에 찾아오는 연령층도 다양하다. 아이들부터 60대까지 함께한다. 그렇기에 책방은 다양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한다. 책방 중심엔 넓은 책상이 놓여있다. 누구든지 앉아 책을 읽고 서로 그림책을 보고 느낀 점을 이야기 할 수 있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엔 아침독서토론도 진행한다. 아침 시간을 활용하고 싶은 분들이 모여 지정도서를 읽고 서로 토론을 한다. 그림책엔 정답이 없기에 누구나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기에 매력적인 공간이다. 협동조합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프로그램도 더욱 다양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문화가 있는 날엔 아이들과 함께하는 요리,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고 골목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변 상인과 함께 다양한 클래스도 운영 계획이다. 지역 내 존재하는 책방으로 문화적 혜택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한다.



"그림책을 좋아하고 모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세요. 그림책 작가 초청 같은 경우는 타 지역에서도 찾아오시는 경우도 많고요. 이제는 공유공간 사업에도 선정된 만큼 더 많은 분이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프레드릭 희망의 씨앗 협동조합의 프로그램은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매 월별 프로그램 계획뿐만 아니라 책방에서 추천하는 그림책, 책방 소식까지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현대 우화의 거장. 레오 리오니는 '때로는 끝도 없는 우리의 마음 속 이미지들은 비록 모호한 것일지라도 예기치 않은 순간,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라고 했다. 그가 만든 그림책 <프레드릭>에서 이름을 따온 책방은 그림책 내용처럼 책 읽는 기쁨을 멀리 퍼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