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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협동조합을 찾아서] 사이언스 메카 협동조합

작성자 : 전미나(106.245.195.107)
등록일 : 2020-08-19
조회수 : 3095
말하고 생각하고 움직이면 언젠가 반드시 이룬다.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생물이 살아남는다는 것은 자연의 생존 법칙이다. 이는 기업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마이클 포터의 다이아몬드 모델에 따르면 기업은 내부 장점을 가지고 빠르게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된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은 끊임없이 적응해 나가야 한다. 변화가 필요한 순간은 누구에게나 위기로 다가온다. 그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면 남들보다 더 앞설 수 있다.
익숙했던 일상은 코로나19로 변했다. 교육 분야에선 공교육 수업 시간이 축소되고 온라인 수업이 이뤄졌다. 방과후학교 교사는 수업할 기회를 얻지 못해 생계를 위협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줄어든 수업 일수 만큼 대전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교육 시장을 개척한 곳이 있다. 긍정적 에너지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곳, 사이언스 메카 협동조합을 만났다.
 

사이언스 메카 협동조합은 방과후학교 교사들이 모여 설립했다. 이들은 학생에게 코딩 교육을 통한 기계 조립을 가르친다. 사무실엔 학생들이 ‘과학상자’를 이용해 만든 작품이 많다. 여러 작품 중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작품도 있다. 자동 발열 체크와 손 소독을 할 수 있는 장치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힘들게 학생 발열 체크와 손 소독을 지도하는 것을 본 한 학생이 만든 작품이다. 코딩 수업은 일상생활에서 발견한 문제 원인을 스스로 생각하고, 기계 조립을 통해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돕는다.

사이언스 메카 협동조합은 교내 동아리뿐 아니라 마을학교, 지역아동센터, 청소년 아카데미 등 여러 기관에서 학생을 교육한다. 교육 봉사에도 관심이 많아 최근엔 교육부 꿈길에 등록해 지역 학생들의 진로체험도 돕는다.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최근 세종특별시에 있는 에코 사이언스 스쿨이란 마을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며 교육 만족도 1위를 달성했다.


코로나19로 많은 교육 활동이 제한됐지만 사이언스 메카 협동조합은 해결 방법을 찾았다. 최근 대덕구 중리중학교 과학동아리 학생들에겐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화상채팅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였다. 온라인상 교육은 학습 효과도 좋았다. 비대면 수업을 통해 과학동아리 학생 전원이 코딩 자격증 2급을 취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생의 교육이 중단되지 않고 오히려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원격 수업은 낯설고 힘들 순 있지만 수업에 자연스럽게 따라올 방법을 고민하며 여러 방법을 시도했다. 이번 온라인 비대면 수업 경험이 바탕 되어 사이언스 메카 협동조합은 KT꿈품에서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 15곳 온라인 수업 총괄을 맡았다. 코로나19 이후 교육 방법을 고민하며 많은 실험을 했기에 가능했다.

“방과 후 학교 선생님으로 수업을 혼자 하다 보니 외로웠어요. 또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도 혼자 고민하기엔 어려웠어요. 함께 모여 일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죠. 협동조합을 통해 좋은 선생님들과 협업하고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어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사이언스 메카 협동조합 조진남 이사장 얘기다.
 

사이언스 메카 협동조합은 방과후학교 선생님들이 과학을 가르치며 쌓은 노하우와 지식을 보다 더 효과적으로 전할 방법을 고민하다 작년 10월에 설립했다. 협동조합을 만드는 절차가 복잡한 것 같아 몇 번 시도하다 포기했던 것을 소상공인 협동조합 활성화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설립했다.

협동조합을 만들고 나니 올해 코로나19가 터졌다. 교육 사업에서 분명한 위기였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영업했다.

코딩 교육은 학교에 있어야 하는 과목이고, 학교에서도 과학 경연 대회에 나가 수상 경력을 쌓길 원했기에 서로가 필요했다. 그 결과 사이언스 메카 협동조합은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지역 내 교육 봉사도 잊지 않는다.

“협동조합은 지역 아동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지역에서 함께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가르치면 아이가 더 크게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에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었고 또 교육 공동체를 만들고 싶었어요. 앞으로의 교육은 그럴 것 같아요. 지역 내에서 아이들을 다 같이 잘 키워야 한다 생각해요.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을 아이들에게 더 전달하고 기부한다면 세상이 좀 더 후덕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이언스 메카 협동조합 인터뷰를 함께 도와준 장미영 지사장은 올해 지역아동센터 수업을 많이 진행하고 있고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사이언스 메카 협동조합은 대전뿐 아니라 보은, 옥천 등 다른 지역으로도 교육 봉사도 많이 나간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에도 활발히 교육 활동을 진행할 수 있던 것은 구성원이 모두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도 가니 오전 여덟 시 반에 시작해서 밤 열 시가 넘어 일정이 끝나는 날이 많아요. 그래도 보람 있어요. 또 시골은 코딩 교육을 하고 싶어도 선생님을 구하기 어렵잖아요. 이 협동조합을 통해 많은 학생을 만나고 싶어요. 사업가가 아닌 진정한 교육자가 되고 싶어요.”

장미영 지사장은 혓바늘이 날 정도로 몸은 힘들어도 지역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우리는 해야겠다 하면 해요. 코로나19를 기회 삼아 더 열심히 하자고 했어요. 여기저기 참 많이 다녔죠. 지금 와 돌이켜보면 신기한 게 늘 같이 고민하면 해결책이 나오더라고요. 말하고 생각하고 그대로 움직이면 된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시간이 좀 걸릴지 몰라도 이루게 되더라고요.”

열정이 있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사이언스 메카 협동조합 조진남 이사장은 말한다. 학생보다 먼저 배우고 익혀 가르치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진 사이언스 메카 협동조합은 오늘도 바쁘게 교육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