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알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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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협동조합을 찾아서] 치유공간 마음의숲 사회적협동조합
진정한 협업을 위해선 나를 돌아볼 때
협력과 협동 그리고 협업. 혼자선 할 수 없는 일도 함께하면 이룰 수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왜 회사 주간 회의를 하고 나면 더 피곤해지는 걸까. 협업의 문화가 자리 잡은 이 시점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일지도 모른다. 조직 문화 속 주어진 일을 해결하기 위해 달리는 우리는 어쩌면 개인 구성원의 마음 건강은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사회 취약계층뿐 아니라 지역 내 활동가들의 균형 잡힌 삶, 내면의 풍요를 돕는 곳, ‘치유공간마음의숲’ 박봉희 센터장을 만났다.
“치유공간마음의숲은 마음 치유 활동가와 심리 상담사가 함께하는 협동조합입니다. 2016년에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2019년에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했죠.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 전 조합원과 함께 우리의 비전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이때 기본적으로 취약계층에게 개인 또는 집단으로 심리상담을 지원하는 것과 함께 활동가의 균형 잡힌 삶과 그들의 내면 풍요를 돕는 것을 우리의 비전으로 정했어요.”
치유공간마음의숲 박봉희 센터장이 말하는 활동가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하는 이들을 말한다. 특히, 협동조합 구성원은 기본적으로 사회 변화를 꿈꾸고 가치 지향이 높은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일상적 조직 문화 속에 잦은 갈등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때 조직이 일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구성원들이 처한 환경과 정서는 경시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여러 프로그램과 툴킷을 통해 조정하는 역할을 치유공간마음의숲에서 담당하고자 한다. 최근엔 ‘사회운동가의 7가지 습관’이라는 1박 2일 활동을 통해 참여자들이 자신과 조직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 상담툴킷
“갈등이 첨예화되면 감정의 강을 건너게 돼요. 그렇게 되면 갈등이 조정되기 힘들죠. 그렇기에 갈등은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의사소통 갈등 및 예방 측면에서도 우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의미가 있어요.”
치유공간마음의숲의 출발은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민들레의료사협)과 관련이 있다. 일반 의료체계가 의료인 중심이라면 환자 중심 의료체계로 지역주민이 스스로 자기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민들레의료사협이 출범했다. 민들레의료사협은 모든 환자가 건강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한다. 그동안 환자 치료 중심 의료 시설을 확보해왔지만 진료를 하다 보면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정신적 치유 필요성을 느꼈다. 민들레의료사협은 보다 근원적인 예방 그리고 건강한 처방을 위해 마음 치유를 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고자 했다. 약 10년 정도 준비 과정을 거쳤고 여러 고민과 노력 끝에 지금 치유공간마음의숲을 설립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존재가 명료해졌어요. 일반 상담 센터와는 다르게 우리는 공공의 영역을 담당해야 하죠. 코로나 이후 민들레의료사협 이사회에서 조합원에게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를 보내주어 막연한 공포로 힘들어하는 조합원을 돕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이때 우리는 조합원이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확인했어요. 취약계층일수록 힘들어하는 분이 많았죠. 이후 무료 상담 신청자에 한해 전화상담을 진행했어요. 이것이 우리가 사회적 미션을 이뤄갈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일을 계속하기 위해선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치유공간마음의숲은 지속가능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최근엔 시각장애인 부모가 아이 문제로 갈등이 생겨 상담을 받고 싶어 했지만 상담비를 마련하기 어려워 도움을 요청했다. 도울 방법을 찾다 대덕구청에서 취약 계층에 대한 심리 정서를 지원하는 통합사례관리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덕구청이 상담비를 지원하는 대신 상담 후 상담 사례를 대덕구청에 공유하는 것으로 상담이 필요한 지역민을 도울 수 있었다. 또한 활동가들도 자기 비용을 내면서 상담받기 부담스러우니 사회적경제 중간 지원 조직 내 교육 프로그램과 매칭하여 활동가들이 최소 비용으로 상담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게도 하였다. 이처럼 필요한 예산이 필요한 인원에게 쓰일 수 있도록 치유공간마음의숲은 노력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꿈꾸고 있다.
▲ 박봉희 센터장
“협동조합을 통해 우리가 정말 협동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모든 면에서 협동해야 한다고 하지만 스스로 성찰해 보았을 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더라고요. 협동적인 삶을 살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반적인 조직은 의사소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들죠. 실상 회의 진행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진 적이 없어요.”
협동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노력과 절제가 필요하다고 박봉희 센터장은 말한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일을 하는 그 순간에도 서로 노력하고 절제하며 함께 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