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라 협동조합은 원스톱 이사를 목적으로 2019년 설립되었다. 그들은 이삿짐 포장부터 에어컨 이전, 전문가의 손길이 닿은 정리정돈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꿈꾼다. 박종율 이사장의 말에 따르면 2년 뒤 어플리케이션이 상용화되면 이사도 마치 음식 배달처럼 내게 필요한 서비스와 업체의 가격을 마음대로 고르고 비교하며 소비를 결정할 수 있다고 한다.
 
뙤약볕이 내려쬐는 날, 복수동 모처의 ‘모여라 협동조합’ 취재에 나섰다. 박종율 이사장은 첫 만남부터 믿음이 가는 사람이었다. 사실 필자는 직접 이사 해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람과 함께 한다면 어디로든 이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모여라 협동조합은 2년 전 공동구매를 매개로 처음 모였다. 비닐, 덧신, 박스, 테이프 등 이사에 필요한 자잘한 자재를 조금 더 싸게 사기 위함이었다. 이를 계기로 10%에서 25%정도의 구매 원가를 절감하기 시작했다. 박종율 이사장은 번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포장이사 역사는 30년이 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첫발과 지금, 달라진 점을 찾는다면 박종율 이사장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 그는 협동조합이라는 공동체를 통해 이사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고, 직원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며 직업 종사자들의 근무여건을 향상시키고 싶었다. 바로 협동조합 조직에 뛰어들었다.

   
현재 모여라 협동조합은 5명의 조합원과 38명의 회원사로 구성되어있다. 이들은 모두 이삿짐센터 혹은 이사와 관련된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31개가 이삿짐센터 이다. 대전·세종 지역에서 가장 큰 이삿짐센터 조차 하루 다섯 가구를 이사하는 정도인데, 박종율 이사장은 “우리 협동조합은 하루에 아흔 가구까지 이사 할 수 있다.”라며 협동조합의 장점을 강조했다.
 
   
모여라 협동조합은 대전·세종 최초의 이사 비교업체이다. 이삿짐업체를 비롯하여 에어컨 이전, 세탁기 이전, TV 이전, 정리정돈, 침대매트리스 청소, 방충망 설치, 세탁기 청소, 에어컨 청소, 인터넷 설치, 보일러·수도 배관청소, 줄눈 시공, 방역 등을 다루는 업체들이 조합원·회원사의 형태로 함께 한다. 최근에는 「부동산공인중개사 협회 대전지부」와 MOU 체결을 맺어 고객 확보를 시작했으며, 가전과 가구 업체와도 접촉 중에 있다고 한다. 한발 더 나아가 리싸이클링을 염두한 폐 가구 처리까지 돕는다고 하니, 한 고객의 입장에서는 이용 시 충분한 메리트가 보장되는 셈이다. 이사 하나에만 한정되지 않고 연계된 여러 서비스의 저렴한 이용을 약속할 수 있는 이 힘도 그들이 협동조합으로 뭉쳤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사를 어떻게 하면 싸게 할 수 있냐는 물음에 박종율 이사장은 “이사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싸게 잘 할 수는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사는 인건비가 70~80%까지 차지하기 때문에 업체별로 가격의 차이가 별로 없다. 비용이 저렴해진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조금 쓴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저렴한 이사는 한 사람이 많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품질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사비용을 깎기 보다는 이사업체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주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새 집으로의 입주 시 전문 청소업체는 평당 1만원 정도의 비용이 요구된다. 그런데 모여라 협동조합의 조합원(이지이사, 해피데이, 글로벌익스프레스)들은 입주청소를 ‘공짜로’ 해준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소속 청소 팀이 일용직이 아닌 직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사 총 비용을 인부 일당으로 나누지 않고 직원에게 청소와 이사를 맡기며 정기적인 월급을 지급한다. 또한 협동조합 플랫폼으로 소개 수수료를 절반으로 줄이고, 입소문으로 광고비를 줄여 청소 서비스 제공하고 그것을 강점으로 삼은 것이다. 공짜 청소의 품질은 어떨까? 초창기에는 시행착오로 힘들기도 했단다. 본인 집을 청소하듯 청소하여 입주청소가 마음에 안 든다고 이사계약을 파기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평균 경력 5년차의 노하우를 쌓아 전문 입주 청소팀과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원룸이사도, 사무실이사도 예외 없이 모두 청소가 공짜다.
 
   
박종율 이사장은 전문 팩커(포장원)들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낮기 때문에 전문성만큼의 대접을 받는 못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는 전문성을 제고하며 확실한 자격을 부여하는 인력 양성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팩커도 도배나 목공 같이 국비기술학원 등의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거쳐 양성될만한 고차원의 전문직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일견 힘만 세면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만, 팩커의 경쟁력은 기술과 경험에 있다. 그래서 팩커 양성 교육의 장에서 예비 팩커들이 기술과 경험을 나누고 종래에는 ‘포장이사 전문 인력 사무소’를 통해 업계 내 전문 인력 양성을 무한 지속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 꿈이 실현되면 모여라는 이사에 대한 A부터 Z를 모두 총괄할 수 있는 자체적으로 독립한 협동조합이 된다.

     
이사를 하다보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업체의 영역인가? 하는 철학적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어디까지가 업체의 소관이고, 어디서부터가 고객의 영역일까? 박종율 이사장은 이사를 해 보았거나, 할 예정이거나, 언젠가 할지도 모르는 모든 이들에게 이런 당부를 남긴다. “이사할 마음가짐을 먼저 다지자.”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집이 바뀌는데도 그 안의 물건을 전혀 정리하지 못해 이삿짐이 중구난방으로 넘쳐난다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건 이사 당사자이다. 귀중품도 미리 챙겨 두어야 한다. 고객은 개중 비싼 이삿짐을 사전에 고지할 의무가 있다. 알리지 않으면 업체측은 이것이 비싼 물건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다. 수집하는 피규어나 유리병에 담긴 담금주 등의 짐도 깨질 우려를 가지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사는 사람이 주관하는 일이다. 내 짐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결국 고객은 이사 업체를 거쳐 소중한 내 물건들에게 새 집을 소개해주는 것이다. 박종율 이사장은 사람도, 짐도 그 의미 있는 과정을 좋은 추억으로 남겨 가기만을 바란다.
 
 
기사 끝.
 
   
저는 ‘함께’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모여라 협동조합 이사장님이 다른 업체들과 ‘함께’한다는 표현을 하실 때 그 울림이 참 좋았습니다. 이사장님의 이사 퀄리티 향상에 대한 고민, 다양한 업체들과 하고자 하는 공생, 종사자들의 근무여건 개선 노력, 환경을 위한 가구 리싸이클링 시도 등 다방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존경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협동조합이라면, 이사도 분명히 잘 하겠구나! 하는 근거 있는 믿음을 얻어왔지요. 인터뷰 후에 여기저기 모여라 협동조합 이야기를 했더니 벌써부터 ‘그 이사업체를 소개해 달라’는 문의가 들어오곤 합니다.

청년기자단 일로 좋은 이사협동조합을 만나 소개를 진행할 수 있음이 반갑습니다. 근래 부동산 정책이 바뀌어 이사가 적어질까 염려도 내비치셨는데요, 모쪼록 이 글을 통해 이사문의가 늘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빨리 완료되어 대전·세종 이사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날도 왔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사 시 ‘소상공인 청년기자의 기사를 보고 연락드렸다’고 하시면 만원을 깎아주신다고 하니! 이사는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모여라 협동조합”에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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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컨텐츠는 대전-충남 소상공인협업아카데미 운영기관인 사회적경제연구원에서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