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알림방

[충북세종 청년기자단] 세종소상공인협동조합 '마실'을 다녀와서

작성자 : 윤지영(218.150.139.6)
등록일 : 2020-11-09
조회수 : 3265

세종소상공인협동조합 '마실'을 다녀와서

 

 지속되는 코로나로 어쩐지 조용해진 길거리를 따라 세종시의 공공자전거 어울링을 타고 조치원 전통시장으로 이동했다. 이전의 시끌벅적한 전통시장의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마스크를 쓴 행인들이 여전히 골목골목을 서성이고 있었다. 조치원역에서 조치원 공영 버스터미널 방향으로 시장 깊숙이 들어가 은은한 노란색 조명이 빛나고 있는 곳에 세종소상공인협동조합, '마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마실이라는 이름 아래에 문구점, 루프탑, 등 다양한 시설이 있었고 카페에서 기다리고 계신 조합장님을 만나볼 수 있었다.



 



 

1. 협동조합 설립 시기가 언제인가요?

2014년 12월에 처음으로 상인들과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모여 차근차근 계획해 나갔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방향성을 조합하고 목적의식을 분명히 하는 과정을 거쳐 2015년도 2월에 설립하여 등기를 거쳤어요. 2016년에는 마을기업으로 지정되어 운영되고 있구요.

 



2. 협동조합 설립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의기투합한 사람들은 모두 전통시장 상인들이었습니다. 전통시장이 쇠퇴해감에 따라 옛날의 번화가들이 우범지역이 되고, 지역의 전통이 저물어가는 것을 눈으로 지켜보면서 언제나 아쉬움이 있었는데 세종 전통시장이라는 이름이 붙으며 25억 원이라는 막대한 지원금이 사용되었음에도 실제로 그만큼의 발전을 이룬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었어요. 결국 이 곳에서 오랜 시간 살아왔고, 시장을 잘 아는 사람들이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16명의 사람들이 모여 '우리 전통시장 한번 잘 살아보자!' 하는 마음으로 협동조합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툼이 생기더라고요, 각자의 목적이나 의도가 변질되는 경우도 생겼고요. 3개월 뒤에는 6명으로 인원이 축소되었고 1년 뒤에는 5명으로 줄었습니다. 결국 협동조합을 해체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지만 전통시장의 부흥을 위해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되어 조합의 막내인 제가 조합장을 맡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3. 조합 내에 6개의 장소 (카페, 다림방, 공방, 바람꽃, 광대, 문방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려요.



 

 6개의 진행사업 중 총 4개의 사업장이 협동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업장부터 소개하자면 먼저 2016년도에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서 만들어진 마실 카페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시장 상인들과 주민들의 쉼터가 되는 역할로 세종시 특산물을 이용한 음료와 세종시의 열 가지 캐릭터를 이용한 쿠키, 케이크를 제작하여 카페에서 판매 중입니다.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2018년에는 마실 카페 옆에 마실다림방이라는 포장마차를 오픈했어요. 옛날에는 고급 음식점을 일컬어 다림방이라는 말을 썼었는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단어와 친숙한 이미지의 포장마차를 결합해서 일종의 퓨전포차로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요식업 외에도 2017년도에 마실 카페 맞은편에 오픈한 토리 공방이 있는데요, 세종시의 특징을 드러낼 수 있는 여러 상품을 제작하고 있어요. 좀 전에 말씀드렸던 10가지 캐릭터나, 복숭아 등의 형태를 딴 가죽공예 제품을 제작하고, 캔들이나 인형부터 화분이나 컵, 압화까지도 제작 중이에요. 이렇게 전문기술이 들어가야 하는 수많은 물건들을 제작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전통시장의 포목 거리를 이루고 계신 상인들 덕분이에요, 지금 저희 협동조합이 위치한 거리는 예로부터 포목점으로 유명한 거리인데 상인분들이 모두 손재주도 좋으시고 미적 감각도 뛰어나셔서 다양하게 도움을 주셨어요. 물론 상인분들이 본업을 뒷전으로 하고 협동조합의 일을 도와주실 수는 없는 일이니 보다 다양한 물건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2019년에 설립된 마실 문방구는 마실 카페와 붙어있어요. 옛 추억이라는 건 사실 지역에 구분되는 게 아니잖아요? 다른 여러 지역에서 이미 시행하고는 있지만 저희 마실 문방구에도 교복을 대여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되어있고요, 옛날 과자들, 불량식품이라 놀림받던 간식거리들, 오락기 등을 비치해두어 방문객들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겁니다.


 

 


 

 사업장을 갖추지 않은 2개의 사업도 진행 중인데요, 마실 광대 같은 경우는 마실로 이루어진 협동조합을 홍보하기 위한 유튜브 채널입니다. 실제 크리에이터분들께서 채널을 운영 중이고 유튜브에 마실 광대를 검색하시면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실 바람꽃 같은 경우에는 토리 공방 내부에 있는 공방 속 공방으로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과 교육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아, 한 가지 덧붙이자면 현재 마실 카페 옥상에 마실 루프탑이 있습니다. 카페와 하나로 운영하고 있지만 루프탑 역시 독자적인 여러 콘텐츠를 운영 중인데요, 2019년도 7월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전시와 축제를 진행 중입니다. 지역의 작가님들과 예술인들을 위해서 무료로 공간을 대여해드리고 있으며 이제 곧 지역민들을 위한 북 콘서트와 만토마임 공연,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경제교육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있을 예정입니다.

 



 

4. 해당 장소를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으신가요?

 사실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기에 특정 대상에게만 추천할 수는 없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녀노소 누가 오신다고 해도 편하게 쉴 수 있고, 추억을 회상하거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니까요. 꼭 대상을 특정 지어본다면 아무래도 가족단위의 체험행사가 많기 때문에 가족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개인적인 염원으로는, 지역에 있는 대학교인 고려대학교와 홍익대학교 학생분들이 이 공간을 자주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전통시장이 굉장히 익숙한 공간일지 몰라도, 방문해보지 못하신 학생분들께는 고리타분한 시장으로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주말이면 놀거리가 없어서 본가로 내려가시는 학생분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한 번쯤 시간을 내서 오신다면 좋은 기억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5. 어떤 시간대에 방문하는 게 좋을까요?

교육체험을 위해서는 아침 10시부터가 원활할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행사는 저녁 8시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여유로운 시간대에 들러주신다면 좋겠습니다.

 



 

6. 계획 중이신 이벤트나, 홍보하실 행사가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침체된 느낌이 있지만, 10월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북콘서트가 이루어질 것이고 11월에는 2개의 문화공연 팀이 거문고와 가야금 연주, 인형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행사 정보를 편리하게 전달받으실 수 있게 곧 홈페이지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7. 협동조합이라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는 협동조합이 있기 때문에 사람을 많이 접하고, 사람을 대하고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 스스로 많이 배웠습니다. 스스로 부족한 점도 알게 되고, 함께하는 즐거움도 알게 되었고요. 이 자리를 지키면서 상처도 많이 받고 서러울 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협동조합으로서의 이윤이 아닌 가치를 먼저 생각하면서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즐거움이 오늘의 세종소상공인협동조합, 마실을 만든 것 같습니다. 결국 가치 중심적인 사람들이 모여 가치 중심적인 일을 하며 가치를 찾아나간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8. 그렇다면, 사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수많은 노력에도 아직까지 탐탁지 않은 시건으로 바라보시는 상인분들이 많습니다. 시대에 맞춰 전통시장도 변화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변화는 아무래도 두려운 일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저도 이해하는 부분이고,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신 상인분들의 쓴소리와 민원 역시 귀담아듣고 있습니다. 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지만 조금만 시선을 바꾸어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조합으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9. 해당 조합이 계획하는 미래는 무엇인가요?

 해당 공간의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는 다 만들어진 상태입니다. 이제 이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갖추기 시작하면 하루 정도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코스가 만들어집니다. 이를 위해 루프탑 옆으로 난 건물에 숙박이 가능한 게스트 하우스를 설립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가 설립된다면 전통시장뿐만 아니라 세종시 조치원 주변의 평리마을, 상리마을 등 보다 넓은 지역을 체험할 수 있는 하나의 중심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10.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분들에게 한말씀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학생분들, 지역상인, 청년, 그리고 같이 조합을 이끌고 있는 조합원분들과 도움을 주시고 계신 기업사분들에게 항상 고맙습니다. 거의 무보수에 가깝게 재능기부를 해주고 계신 다양한 분들이 있는데 한분 한분 이야기를 다 드리기에는 수없이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지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여러분들께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매번 다시 일어서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11. 예비 소상공인 협동조합에게 말씀해주시고 싶은게 있으신가요?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해당 공동체를 이윤 창출의 목적으로 대하면 안 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지원금을 노리고 운영하는 것이 아니어야만 합니다. 수익이 많이 나는 것도, 금방 기업체가 일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이상적인 목표보다는 소박한 공동체 의식으로 기업사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드실 때 도전해보시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예비 조합원 분들께 한 말씀드리자면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여러분도 완벽하지 않을 것입니다. 협동조합은 서로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명의 특출 나고 뛰어난 사람이 아닌, 서로에게 기댈 수 있고,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협동조합에 걸맞은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사장님과의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도 마실이 위치한 조치원 테마거리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테마거리에 목재로 된 인테리어가 많은 것은 복숭아 궤짝을 모티브로 디자인을 진행했다는 점, 벽화는 모두 세종시의 특산물을 이용한 그림들이라는 점 등 타지에서 조치원에 온 내게는 생소하고 신기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조치원이 세종시로 편입되면서 겪었을 수많은 변화와 그 변화에 반하는 수많은 시선들을 뚫고 현재까지 조치원과 조치원의 전통시장 부흥에 앞장서시는 조합장님의 넓은 마음과 열정이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다. 마실 카페를 나서며 내부를 한 바퀴 둘러보고는, 조합장님의 말씀처럼 머지않은 미래에 세종시 조치원의 중심점이 될 공간을 눈에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본문 출처 : http://blog.daum.net/modooan/1


이 컨텐츠는 소상공인협업아카데미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