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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협동조합을 찾아서] 건강나눔사회적협동조합
작성자 : 유하영(220.89.200.252)
등록일
: 2018-09-27
조회수 : 3658
"어르신의 앙상한 발... 가슴이 찡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근무할 때 노조 대전충남지역 본부장, 공공연맹 대전충남북본부장, 대전참여연대 초창기 작은권리찾기 집행위원, 금산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등 약 30년간 시민사회운동을 해왔습니다. 여기서 익힌 다양한 경력과 건강증진 관련 풍부한 경험을 모아 지역주민을 위한 최고의 건강증진 단체로 성장하도록 힘을 모았어요."
2014년 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정년 퇴직 후(28년 근무) 대전광역시 유성구 봉명로에 있는 도안LH 11단지 천년나무아파트에서 건강나눔사회적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현 이사장(62)을 지난 30일에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년 초 LH에서 대전지역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사무실 무상제공에 대한 공모를 했다. 많은 경쟁기업을 제치고 건강나눔사회적협동조합이 선정되었다. 이에 따라 대전 도안 신도시에 있는 천년나무아파트에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지역주민 위한 최고의 건강증진 단체로 성장"
우선 건강나눔사회적협동조합이 하고 있는 사업과 성과를 물었다. 그 내용을 정리해봤다.
▲ . 발마사지 봉사활동 | |
ⓒ 박병춘 |
① 2005년 이후 현재까지 복지관, 경로당 등지에서 기체조에 경침(목베개)을 활용한 건강운동을 진행 중이다. 의료비절감 건강운동 프로그램으로 불면증, 우울증, 변비, 노인성 관절 질환을 치유하고, 고혈압 등 수치 저하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
② 2013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손발귀 건강관리 프로그램으로 매월 정기 봉사, 강습, 학교 봉사동아리 양성교육, 뿌리축제참가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성과로 2015년 대전시자원봉사지원센터 프로그램 장려상을 받았고, 2017년 대전시자원봉사센터와 대전서구자원봉사센터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2018년에는 유성구자원봉사센터 봉사 프로그램 공모전에 선정되기도 했다.
③ 2013년 이후 현재까지 복지관, 통합예술 심리치유와 경침활용 두뇌체조로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고 한다.
④ 2017년 7월부터 현재까지 1365 자원봉사 활동 인증사업 중 자원봉사인증기관으로 등록되어 개인과 단체봉사자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⑤ 2017년 2월부터 현재까지 지역사회 치매예방 통합관리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충남 금산과 대전에 지역사회 서비스 기관 등록을 마치고 활동 중이다.
▲ . 기공체조 | |
ⓒ 박병춘 |
그렇다면 왜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었을까. 김정현 이사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정년퇴직하기 전에 7년 동안 어르신 건강 운동과 건강 검진, 만성질환자(고혈압과 당뇨) 업무를 맡았다. 그런데 운동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강사료 등 관련 예산이 낭비되었다.
건강검진을 통한 만성질환자 관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만성질환자가 늘어나 의료비 절감을 위해 노력했다. 김 이사장은 2003년부터 기체조 운동을 계속했는데, 2012년에 경침(목베개)을 접목한 효과를 보면서 퇴직 후 국민 의료비 절감과 관련된 일을 하기로 작심했다.
봉사도 하고, 일자리도 만드는 협동조합
예를 들어 고혈압과 당뇨병은 현행 의료 체계상 근본치료보다 약으로 수치조절만 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대체의학 분야를 공부하던 중 우연히 대전시민대학에서 발마사지 강좌를 수강하고, 동아리회장을 거쳐 '대전시민대학 발마사지 봉사단장'까지 맡게 되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봉사도 하면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든 것이다.
사업 확장 계획도 있다. 올해 7월 20일 보건복지부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신청을 완료하여 9월 말에 지정받을 예정이다. 또 9월 말에는 일명 존엄사 관련 사전연명 의료 의향서 등록 기관으로 지정받을 예정이다. 또한 올해 8월 중 민간자격 등록기관 신청을 하여 우수 강사를 선발해서 양질의 활동을 꿈꾸고 있기도 하다.
어려움도 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으로부터 공공구매 사업 실적이 부족한 점이다. 또한 유능한 강사를 다수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올해 하반기 민간자격등록기관을 신청하여 자격증 교육 사업을 하면서 우수한 강사를 조합에 편입할 계획이다.
올해 9월 중 지정기부금단체 등록 신청, 하반기 공공구매 신청(2019년 예산 확보), 우수강사 육성 및 확보, 건강 저해 기업 등 사회공헌 기업과 MOU 체결(2019년 예산확보) 등 사회적기업으로서 안정적 정착을 기대하고 있다.
건강나눔사회적협동조합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분들의 면면이 궁금했다. 조합원 전체 인원은 25명이다. 이사장외 이사 3명, 감사 1명이 있다. 이사는 공단 퇴직자 1명, 생활체육협회와 동장으로 퇴직자 1명, 건강증진 전문가와 봉사단체 회장 1명으로 구성됐다. 봉사조합원을 제외하고 조합원은 건강증진 관련 전문 강사로 구성되어 있다.
"건강한 삶, 행복한 노후 위해 최선 다하겠다"
▲ 건강나눔 사회적협동조합 김정현 이사장 “첫 발마사지 봉사를 잊을 수 없습니다. 요양원에 누워계신 어르신의 앙상한 발을 만질 때, 아무런 희망도 없이 눈을 감고 있는 어르신께 조금이라도 즐거움과 용기를 주기 위해 마사지 하던 날이었는데. 지금도 가슴이 찡해 옵니다." | |
ⓒ 박병춘 |
그 동안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보람이 있는 일은 무엇인가 물었다.
"첫 발마사지 봉사를 잊을 수 없습니다. 요양원에 누워계신 어르신의 앙상한 발을 만질 때, 아무런 희망도 없이 눈을 감고 있는 어르신께 조금이라도 즐거움과 용기를 주기 위해 마사지 하던 날이었는데. 지금도 가슴이 찡해 옵니다. 봉사는 항상 마음을 설레게 하는 저의 에너지원입니다. 조합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아프던 곳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을 때도 보람이지요. 설립 초기 숱한 어려움 속에서 우리 조합원들이 이사장을 믿고 따라준 것도 큰 축복입니다."
대전시에만 경로당이 약 800개가 넘는다. 경로당을 방문해보면 놀이문화가 화투, 윷놀이가 대부분으로 어르신들이 정서적 신체적으로 적합한 놀이문화를 못 찾고 있다는 게 김 이사장의 아쉬움이다. 건강나눔사회적협동조합에서 노인 전문가와 대학생을 상대로 아이디어를 공모해 어르신들께 즐거움을 드리고자 시도 중이다.
김 이사장은 지역 주민이 제대로 된 건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조합이 입증한 건강증진 서비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합을 만들 때 초심을 잃지 않고, 조합원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주민이 건강한 삶을 누리며 행복한 노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정현 이사장의 뜻이 알차게 열매 맺기를 소망한다.
협동조합은 공생, 순환의 가치로 지역사회를 만들어갑니다. 대전지역에도 수많은 협동조합이 다양한 사업과 방식으로 조합원의 권익 향상과 지역 사회 공헌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지원기관인 대전사회적경제연구원, 월간 토마토, 오마이뉴스의 공동 기획으로 대전지역 협동조합을 찾아갑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59063&CMPT_CD=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