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알림방

[대전 협동조합을 찾아서] 모모 협동조합

작성자 : 전미나(106.245.195.108)
등록일 : 2019-07-31
조회수 : 3253
문화가 일상에 스며들길

문화예술 협동조합 모모(MOMO)는 지난 1월 발족식을 하고, 출발을 알렸다. ‘모모’는 MSIC ON, MOVIE ON의 약자로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협동조합이다. 예술가뿐 아니라 시민이 일상에서 문화예술 콘텐츠를 향유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들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예술 활동이 단순히 나에게만 주는 즐거움이 아니라 모두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

▲ 빈티지싸롱 모모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이 한데 모여

“저희는 대전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예술가들이 모인 협동조합입니다. 협동조합 설립 이전부터 교류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음악부터 영상 등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함께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면서 문화예술인들이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려고 모인 협동조합이라고 할 수 있죠.”

모모 협동조합의 이종철 대표는 연기를 전공하고, 대전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지역 예술가들과 자연스럽게 인연이 닿았다. 모모 협동조합은 현재 열두 명의 조합원이 함께한다. 조합원 대부분이 아티스트로 힙합, 랩, 음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가 모였다. 음악 이외에도 영상, 작가 등 다재다능한 예술가들이 모인 협동조합입니다. 조합원 이외에도 함께 협력하는 대전 지역 예술가도 여럿이다. 조합원의 분야가 다양한 만큼 여러 재밌는 시도가 가능했다. 이전부터 도움이 필요하면 발 벗고 나서주던 조합원들은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 배포까지 함께하고자 협동조합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예술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서 협동조합을 만들었어요. 사실 대부분 조합원들이 본업이 따로 있어요. 본업은 이 예술 활동을 위한 기반이거든요. 자기가 하고 싶고, 재밌어하는 일에 열정적인 조합원들의 에너지가 정말 좋아요. 함께 모이는 자체가 굉장히 재밌고, 즐겁죠.”

이혜영 이사는 글을 쓰는 작가이다. 이종철 대표와의 인연은 벌써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의 인연은 지금의 자리를 만들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활동하면 너무나 즐겁다. 문화예술이라는 비슷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 통하는 이야기도 많았다. 지역이라는 열악한 환경은 이들을 더욱더 단단하게 만들어 줬다.

▲ 빈티지싸롱 모모 내부 모습
 

우리가 함께 만드는 공연

모모 협동조합은 월 1회 정기회의를 가진다. 정기회의 이외에도 수시로 만나며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여럿이 함께 만나고 모이면서 공간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발족 당시부터 사무실을 고민하다 ‘빈티지쌀롱 모모’를 오픈했다.

빈티지쌀롱 모모는 옛 충남도청에서 대전세무서로 가는 길, 오래된 주택과 신축 건물이 혼재한 길 중간 즈음에 위치한다. 지난 6월 문을 연 빈티지쌀롱은 바깥 풍경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방문객을 반긴다. 빈티지쌀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빈티지한 소품이 가득하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앉아 쉴 수 있는 테이블과 함께 작은 무대도 마련되어있다. 한눈에 봐도 무언가 재밌는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공간에 대한 고민이 많이 있었어요. 사실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면서 회의를 진행해야 하는데 공간이 마땅치 않더라고요. 지금 이 자리가 세 번째 사무실이에요. 여러 공간을 알아보고 하다가 이곳에서 쌀롱을 준비했죠. 조합원이 모여서 인테리어를 함께 진행했어요. 다들 고생이 많았죠. 판매하는 빈티지 제품도 대부분 조합원이 기부했고요”

지난 6월 지인들과 함께 빈티지쌀롱 모모의 오픈식이 있었다. 하우스 콘서트로 오픈식을 대신했다. 이번 하우스 콘서트의 테마는 ‘아빠와 함께 춤을’이었다. 테마에 맞게 곡을 선곡했고, 자작곡도 선보였다. 조합원 중 한 명이 아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두 부자의 무대는 아련한 감동을 선물했다. 이제는 아버지처럼 음악의 길을 걷는 아들은 “이제는 아빠를 이해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하우스 콘서트를 시작으로 매달 한 달에 한 번씩 테마가 있는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빈티지쌀롱모모는 빈티지 제품 판매는 물론이고, 공간 대여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해금동호회가 번개 모임을 빈티지쌀롱에서 진행했다.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에 넋을 놓고 바라봤다. 공간을 운영하면서 더 많은 예술인과 소통하게 되었다. 공간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예술인이 함께 모여 연주하고 연습할 공간이 없어 고민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조합원들은 이 공간이 문화예술인들의 허브 역할을 하길 바란다.

▲ (왼쪽부터) 서동훈 이사, 이종철 대표, 이혜영 이사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는 문화

모모 협동조합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이제 공간도 완벽하게 꾸려졌으니, 하고 싶은 활동을 재미있게 펼쳐낼 일만 남았다.

“매달 쌀롱에서 진행하는 하우스 콘서트 이외에도 ‘시골길’이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어요. 사실 도심에선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많은데 시골은 그렇지 않잖아요. 시골 어르신들과 함께 즐기면서 공연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골길 프로젝트를 기획했어요. 다가오는 가을부터 진행할 예정이에요.”

공연 이외에도 유튜브 채널도 현재 준비 중이다. 이혜영 이사는 “요즘 재밌는 사연들이 많잖아요. 일반인을 게스트로 모시고 연애, 삶, 일까지 이런 이야기들을 듣는 거예요. 그리고 즉석에서 작곡가가 사연에 맞게 음악을 작곡해 주는 거죠.”라고 이야기하며 앞으로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종철 대표는 “일방적인 공연이 아니라, 지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조합원들과 함께 생활예술을 구현하는 노력을 해볼 거고요. 공간 확장에 대한 꿈도 있습니다. 공간을 확장해서 저희가 하고자 하는 예술프로그램도 같이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라고 이야기하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서동훈 이사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기부문화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 실생활에서 기부가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지금 이 공간에 채운 물건들도 대부분 기부받은 물건입니다. 모모가 자원 순환의 한 역할을 하면 좋겠고, 기부받은 물품에 대한 수익금은 지역에 기부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모모 협동조합은 일상에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이 스며들길 꿈꾼다. 모모 협동조합과 함께 지역이 문화로 꽃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