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알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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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협동조합을 찾아서] 모두의 마을미디어 협동조합
작성자 : 전미나(106.245.195.108)
등록일
: 2019-12-13
조회수 : 3779
마을과 주민을 연결하는 사람들
마을의 소식을 모두가 알 수 있도록 마을 주민이 직접 만드는 신문. 관저마을신문은 지난 2011년 11월 창간호를 발행하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 오고 있다. 평범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열정을 가지고 만드는 신문이기에 지역에서 더없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마을 이야기를 담고, 마을에서 살아가는 주민을 담는 이들이 모인 모두의 마을미디어 협동조합은 과거 관저마을신문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다, 지난해 모두의 마을미디어 협동조합으로 조합명을 변경했다.
애정과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물
모두의 마을미디어 협동조합은 기존에 이어 오던 관저마을신문과 이번에 새롭게 꾸려진 라디오 방송 관저FM을 중점 총 13명의 기자가 관저동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관저마을신문의 경우 지난 2011년 9월에 사업단을 꾸리고 두 달 간의 교육을 거쳐 11월에 창간호를 내며 시작했다. 관저동에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상들을 주로 신문에 담지만 먹거리, 환경 등 이슈가 되는 것이나 시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기사로 다루며 다양한 방면의 소식을 전하려 노력한다.관저FM은 시청자미디어센터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사업으로, 현재 두 번의 시범 방송을 거쳤다. 모두의 마을미디어 협동조합은 올해 대전시에서 진행한 ‘시민공유공간 조성 지원사업’을 받아 ‘시·공·간 MODU’를 조성하며, 한쪽 공간에 라디오 방송 부스도 함께 설치했다. 이곳은 마을 이야기를 조금 더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조성했다. 모두의 마을미디어 협동조합 최순례 이사장은 앞으로 관저FM과 관저마을신문을 연계해 발행한 신문을 직접 읽어 주는 방송과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고정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마을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다. 향후 이곳에서 제작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은 팟캐스트, 유튜브, SNS 등을 통해 노출시킬 예정이다.
많은 페이지는 아니지만, 매달 발행하는 신문 안에는 다양한 이야기와 사람으로 꽉 채워져 있다. 소소한 마을신문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이 이뤄 내는 활동은 결코 작거나 가볍지만은 않다.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주민이 꼭 알아야 할 문제, 이슈를 신문을 통해 소개하며 마을 주민으로서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있다. 마을신문을 통해 주민은 조금 더 마을과 가까워지고 애정을 더한다.
“원래는 품앗이마을카페를 운영하면서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관저마을신문을 내기 시작한 게 관저마을신문으로 발전한 거예요. 품앗이마을카페를 운영하면서 관저동에 있는 많은 공동체의 소식과 마을의 소식을 담았죠. 사실 대형 미디어는 중앙의 이슈를 소개하지, 우리 마을의 이야기를 담지는 않잖아요. 우리의 이야기를 담을 마을의 미디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관저마을신문을 만들게 된 거죠.”
나의 이야기, 내 주변의 이야기가 흐르는 곳
마을에 애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정성들여 쓴 이야기는 신문에 박힌 빼곡한 활자처럼 차곡차곡 쌓여 어느덧 8년이라는 시간을 만들었다. 물론 매달 기사거리를 찾고 기사를 작성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전문 기자도 아닐뿐더러 각자의 생활이 있으니 온전히 활동에 매진할 수 없다. 관저마을신문의 편집인을 맡고 있는 모두의책협동조합 김진호 대표의 도움을 받아 편집 디자인도 전문적으로 배우고 있지만, 이 또한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일이기에 어려움이 많다.
“마을 기자단이 전문 기자나 전문 직업인이 아니고 자발적인 활동으로 마을신문을 제작하다 보니 전업으로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다들 각자의 삶이 있잖아요. 그래서 종종 기사거리를 채우는 것이 힘들 때도 있죠. 봉사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어요. 전문 기자나 편집자가 필요하지만, 예산이 부족하니 그마저도 어려운 거죠.”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관저마을신문은 꾸준했다. 최순례 이사장은 “마을 주민들의 소식을 담는 일이기에 계속할 수 있었어요. 우리가 계속해서 신문을 발행했을 때 마을에서 일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었죠. 그럴 때 큰 보람을 느껴요. 또 일반 주민이었는데 마을신문을 접하고 직접 글을 쓰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도 뿌듯하고요”라고 이야기했다. 협동조합의 활동이, 이들이 만들어내는 신문이 누군가에게 변화를 주거나 힘을 줄 때마다 느끼는 보람은 신문 발행을 멈출 수 없게 한다. 무엇보다 항상 이들 옆에서 힘이 되어 주는 많은 사람이 있어 든든한 마음도 크다.
▲ 최순례 이사장
“다양한 제안이나 원고 기고, 응원, 지지 등 통해 많은 분이 도와주고 계세요. 오랜 시간 관저마을신문이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죠. 많은 사람이 모두의 마을미디어 협동조합을 통해, 그리고 이곳 공유공간을 통해 소통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활동으로 인해 주민들이 마을에서 주인 되어 사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죠. 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제 막 시작한 일이지만, 관저FM이 마을에 필요한 미디어,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해요. 주민이 편하게 와서 어제 있었던 일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요. 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모두의 마을미디어 협동조합을 통해서 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인터뷰를 진행하던 날, 마침 신문이 발행되었다. 방금 막 인쇄되어 배달된 따끈따끈하고 잉크 냄새 가득한 신문은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직접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신문을 배포한다. 마을 기자단이 정성들여 만든 신문은 아이들의 고사리 같은 손을 거쳐 마을 주민에게 전해진다. 모두의 마을미디어 협동조합의 활동은 새로운 한 달을 알리는 인사와도 같다.